[인터뷰] 서남권 반도체 용수 위기, 해수담수화가 열쇠다 2026-09-14
본문
장암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주암댐을 허브로, 해수담수화·재이용수를 연결한 서남권 워터 그리드 전략'
정부가 추진 중인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본격 가동 시 하루 약 65만 톤의 추가 공업 용수가 필요하다. 이는 광주광역시 전체 하루 용수 사용량에 맞먹는 규모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물의 양이 아니다. 수질의 일관성과 공급의 연속성이 서남권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 물을 어떤 댐에서 가져올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에 좌우되는 수원과 기후로부터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수원을 어떻게 조합해 하나의 안정적인 공급망으로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결단이 필요하다.
기존 정부 계획, 하수 재이용수로 대폭 수정되다
최근 정부의 수정된 공급계획은 동복댐 여유량 5만 톤과 증고를 통해 25만 톤을 추가 확보해 총 30만 톤을 공급하고, 주암댐 5만 톤, 나주댐 10만 톤, 하수재이용수로 20만 톤을 추가해 2030년까지 총 65만 톤의 공급 역량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계획 변경에서 주목할 점은 장흥 보성강 댐으로부터의 장거리 관로 건설에 따른 사업 기간 지연과 토지 협상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라는 점이다. 용도도 명확히 구분했다. 20만 톤의 하수재이용수는 반도체 공장의 일반 용도에 활용하고, 웨이퍼 세정 등 정밀 공정에 필요한 초순수는 기존 댐·하천수를 원수로 생산한다.
그러나 이번 계획 변경이 구조적 불안을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 수원인 동복댐의 반복되는 가뭄 취약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수재이용수 역시 원수인 하수 발생량과 수질 관리의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극한 가뭄 상황에서 전체 65만 톤의 공급을 모두 보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수질 측면에서도 2025년 여름 주암호에서 14년 만에 장기 조류경보가 발령되는 등 댐·하천수의 수질 불안이 상시적인 위험요인으로 남아 있다. 가뭄 시 반도체 산업용수와 농업·생활용수 가운데 어느 곳에 우선 배분할 것인지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잠재적 리스크다.
주암댐을 허브로 한 해수담수화 워터 그리드
이 공백을 메울 열쇠가 해수담수화다. 특히 가뭄이 심화될수록 해수담수화의 상대적 경쟁력은 높아진다. 해수담수화는 강수량과 댐 저수율, 기후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연중 안정적으로 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후 독립적 수원이다.
바다에 인접한 여수·광양 산업단지에 해수담수화를 도입해 현재 주암댐이 공급하는 공업용수의 일부를 대체하고, 확보된 주암댐 여유 용량을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공급하자는 구상이다. 해수담수화 설비 규모는 산단의 실제 취수량, 기존 공급 계통의 여력, 재생에너지 연계 가능성, 생산수 단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해야 하지만, 하루 20~30만 톤 수준의 담수화 용량을 현실적인 출발점으로 검토할 수 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설계가 필요하다. 핵심은 주암댐을 서남권 워터 그리드의 '허브 저장소'로 재정의하는 것이다. 해수담수화 플랜트와 주암댐, 하수재이용수 시스템을 양방향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고 AI 기반 실시간 운영 최적화 시스템을 구축해 수원별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통합 공급망을 만드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모델은 호주 SEQ 워터 그리드 (Southeast Queensland Water Grid)에서 이미 구축·운영된 바 있다. 이를 서남권의 수자원 여건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다.
가뭄으로 주암댐 수위가 임계치 아래로 내려가면 해수담수화 플랜트 가동률을 자동으로 높여 생산된 담수를 공급계통에 투입하고, 필요할 경우 주암댐의 수량을 보충한다. 반대로 강우가 충분해 주암댐 저수량이 회복되면 해수담수화 운영을 줄이거나 여수·광양 산업단지의 산업용수로 직접 공급할 수 있다. 주암댐은 단순한 저수 시설을 넘어 기후 변동에 따라 복수의 수원을 탄력적으로 조율하는 서남권 물 공급의 중앙 허브가 되는 것이다.
경제성 문제도 기술의 발전과 운영 방식 개선을 통해 좁혀지고 있다. 역삼투(RO) 방식의 에너지 소비는 에너지회수장치(ERD) 고도화와 고효율 분리막 기술 적용으로 30~40% 이상 절감이 가능하다. 남해안의 태양광·해상풍력을 해수담수화 플랜트와 연계하고 전력 잉여 시간대에 생산을 집중하는 하이브리드 운영을 적용하면 실질적인 생산원가도 낮출 수 있다.
여기에 가뭄 비상급수 비용,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 수질 악화에 따른 처리 비용 증가까지 포함해 총비용을 비교하면 해수담수화의 경제성 평가는 달라진다. 해수담수화는 평상시에는 운영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가뭄 시에는 주암댐과 산업용수 공급을 지켜주는 물 안보 보험 역할을 할 수 있다.
물 재이용과 AI 데이터센터 – 장기 수요의 선제적 설계
65만 톤이라는 공급량 자체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 하수재이용수 20만 톤을 냉각용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은 의미 있는 출발이다. 그러나 반도체 공정 폐수의 고도처리와 재이용률을 단계적으로 높인다면 신규 취수량 자체를 더욱 줄일 수 있다. 재이용률이 1%포인트만 높아져도 하루 수천 톤의 취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수요를 줄이는 전략이 병행될 때 비로소 물 주권이 강화된다.
장기적으로는 AI 데이터센터의 용수 수요도 지금부터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수랭식·액체냉각 방식이 확대될수록 데이터센터는 지역 물 수급에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 냉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은 수열에너지로 회수해 인근 시설의 냉난방에 활용하고, 냉각용수에는 하수처리수를 우선 활용하는 물-에너지 통합 순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전력·용수·냉각·폐열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설계할 때 새로운 수요가 새로운 자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
물 위기를 기회로 – K-Water 기술의 해외 수출 산업화
서남권 워터 그리드를 구축은 단순히 국내 물 문제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해수담수화, 고도 물 재이용, AI 기반 그리드 통합 운영이라는 세 가지 첨단 기술을 대규모 산업 현장에서 동시에 실증하는 기회이며, 그 자체가 세계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강력한 레퍼런스가 된다.
글로벌 물 산업 시장은 2025년 약 1조 달러 규모이며 연평균 6~8%의 성장이 전망된다. 그러나 국내 중소·중견 물 기업 대부분은 해외 레퍼런스 부족으로 글로벌 입찰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남권 워터 그리드는 이러한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실증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이와 유사한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1970년대부터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EWater(고도 하수 재이용), 해수담수화, 빗물 집수, 수입수를 결합한 '4개의 수도꼭지(Four National Taps)' 전략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과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의 물 기업들은 중동·아시아·아프리카 시장에 플랜트와 운영 시스템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도 같은 경로를 걸을 수 있다. 서남권 워터 그리드를 한국형 수자원(K-Water) 기술의 실증 플랫폼으로 삼고, 검증된 해수담수화, 재이용 공정, AI 기반 워터 그리드 운영기술 등을 패키지화해 해외에 수출하는 산업 생태계를 육성해야 한다.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계한 패키지 수출도 효과적인 진입 전략이 될 수 있다.
수원 다변화 정책 필요
이번 계획 변경의 방향은 옳다. 장거리 댐 의존에서 가까운 재이용수 활용으로 전환, 용도별 수원을 구분하는 원칙은 수자원 관리의 합리적 진화다. 그러나 정부의 수정 계획만으로 극한 가뭄과 기후변화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해소하기는 어렵다.
호주는 밀레니엄 가뭄을 계기로 해수담수화를 핵심 수원으로 확보해 워터 그리드를 완성했고, 싱가포르는 물 위기를 물 기술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았다. 서남권도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댐은 저장하고, 하수는 재이용하고, 바닷물은 담수화하고, 산업용수는 순환시켜야 한다. 주암댐을 허브 저장소로 삼아 평상시에는 기존 수원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가뭄이 닥치면 해수담수화로 공급망을 보강하는 워터 그리드가 서남권의 물 주권을 지속가능하게 지켜야 한다. 동시에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기술과 운영 경험을 K-Water 기술의 글로벌 수출 경쟁력으로 연결해야 한다.
여수·광양 산단 해수담수화 도입, 주암댐 허브 워터 그리드 구축, 반도체 재이용률 단계적 상향, AI 데이터센터 수요 선제 통합, 수열에너지 활용, 녹조 대응, 물 기술 수출 산업화까지 하나로 묶은 '서남권 물-에너지 통합 전략'이 지금 필요하다. 반도체는 물 없이 돌아가지 않는다. 그리고 물 문제를 푸는 나라가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쥔다.
정부가 추진 중인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본격 가동 시 하루 약 65만 톤의 추가 공업 용수가 필요하다. 이는 광주광역시 전체 하루 용수 사용량에 맞먹는 규모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물의 양이 아니다. 수질의 일관성과 공급의 연속성이 서남권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 물을 어떤 댐에서 가져올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에 좌우되는 수원과 기후로부터 상대적으로 독립적인 수원을 어떻게 조합해 하나의 안정적인 공급망으로 구축할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 결단이 필요하다.
기존 정부 계획, 하수 재이용수로 대폭 수정되다
최근 정부의 수정된 공급계획은 동복댐 여유량 5만 톤과 증고를 통해 25만 톤을 추가 확보해 총 30만 톤을 공급하고, 주암댐 5만 톤, 나주댐 10만 톤, 하수재이용수로 20만 톤을 추가해 2030년까지 총 65만 톤의 공급 역량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계획 변경에서 주목할 점은 장흥 보성강 댐으로부터의 장거리 관로 건설에 따른 사업 기간 지연과 토지 협상 부담을 줄이기 위한 현실적 선택이라는 점이다. 용도도 명확히 구분했다. 20만 톤의 하수재이용수는 반도체 공장의 일반 용도에 활용하고, 웨이퍼 세정 등 정밀 공정에 필요한 초순수는 기존 댐·하천수를 원수로 생산한다.
그러나 이번 계획 변경이 구조적 불안을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핵심 수원인 동복댐의 반복되는 가뭄 취약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하수재이용수 역시 원수인 하수 발생량과 수질 관리의 안정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극한 가뭄 상황에서 전체 65만 톤의 공급을 모두 보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수질 측면에서도 2025년 여름 주암호에서 14년 만에 장기 조류경보가 발령되는 등 댐·하천수의 수질 불안이 상시적인 위험요인으로 남아 있다. 가뭄 시 반도체 산업용수와 농업·생활용수 가운데 어느 곳에 우선 배분할 것인지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도 잠재적 리스크다.
주암댐을 허브로 한 해수담수화 워터 그리드
이 공백을 메울 열쇠가 해수담수화다. 특히 가뭄이 심화될수록 해수담수화의 상대적 경쟁력은 높아진다. 해수담수화는 강수량과 댐 저수율, 기후 변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연중 안정적으로 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후 독립적 수원이다.
바다에 인접한 여수·광양 산업단지에 해수담수화를 도입해 현재 주암댐이 공급하는 공업용수의 일부를 대체하고, 확보된 주암댐 여유 용량을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에 공급하자는 구상이다. 해수담수화 설비 규모는 산단의 실제 취수량, 기존 공급 계통의 여력, 재생에너지 연계 가능성, 생산수 단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해야 하지만, 하루 20~30만 톤 수준의 담수화 용량을 현실적인 출발점으로 검토할 수 있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설계가 필요하다. 핵심은 주암댐을 서남권 워터 그리드의 '허브 저장소'로 재정의하는 것이다. 해수담수화 플랜트와 주암댐, 하수재이용수 시스템을 양방향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하고 AI 기반 실시간 운영 최적화 시스템을 구축해 수원별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통합 공급망을 만드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모델은 호주 SEQ 워터 그리드 (Southeast Queensland Water Grid)에서 이미 구축·운영된 바 있다. 이를 서남권의 수자원 여건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다.
가뭄으로 주암댐 수위가 임계치 아래로 내려가면 해수담수화 플랜트 가동률을 자동으로 높여 생산된 담수를 공급계통에 투입하고, 필요할 경우 주암댐의 수량을 보충한다. 반대로 강우가 충분해 주암댐 저수량이 회복되면 해수담수화 운영을 줄이거나 여수·광양 산업단지의 산업용수로 직접 공급할 수 있다. 주암댐은 단순한 저수 시설을 넘어 기후 변동에 따라 복수의 수원을 탄력적으로 조율하는 서남권 물 공급의 중앙 허브가 되는 것이다.
경제성 문제도 기술의 발전과 운영 방식 개선을 통해 좁혀지고 있다. 역삼투(RO) 방식의 에너지 소비는 에너지회수장치(ERD) 고도화와 고효율 분리막 기술 적용으로 30~40% 이상 절감이 가능하다. 남해안의 태양광·해상풍력을 해수담수화 플랜트와 연계하고 전력 잉여 시간대에 생산을 집중하는 하이브리드 운영을 적용하면 실질적인 생산원가도 낮출 수 있다.
여기에 가뭄 비상급수 비용, 공장 가동 중단에 따른 손실, 수질 악화에 따른 처리 비용 증가까지 포함해 총비용을 비교하면 해수담수화의 경제성 평가는 달라진다. 해수담수화는 평상시에는 운영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고, 가뭄 시에는 주암댐과 산업용수 공급을 지켜주는 물 안보 보험 역할을 할 수 있다.
물 재이용과 AI 데이터센터 – 장기 수요의 선제적 설계
65만 톤이라는 공급량 자체에만 집중해서는 안 된다. 이번에 하수재이용수 20만 톤을 냉각용으로 활용하기로 한 것은 의미 있는 출발이다. 그러나 반도체 공정 폐수의 고도처리와 재이용률을 단계적으로 높인다면 신규 취수량 자체를 더욱 줄일 수 있다. 재이용률이 1%포인트만 높아져도 하루 수천 톤의 취수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수요를 줄이는 전략이 병행될 때 비로소 물 주권이 강화된다.
장기적으로는 AI 데이터센터의 용수 수요도 지금부터 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수랭식·액체냉각 방식이 확대될수록 데이터센터는 지역 물 수급에 새로운 부담이 될 수 있다. 데이터센터 냉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은 수열에너지로 회수해 인근 시설의 냉난방에 활용하고, 냉각용수에는 하수처리수를 우선 활용하는 물-에너지 통합 순환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전력·용수·냉각·폐열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 설계할 때 새로운 수요가 새로운 자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
물 위기를 기회로 – K-Water 기술의 해외 수출 산업화
서남권 워터 그리드를 구축은 단순히 국내 물 문제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해수담수화, 고도 물 재이용, AI 기반 그리드 통합 운영이라는 세 가지 첨단 기술을 대규모 산업 현장에서 동시에 실증하는 기회이며, 그 자체가 세계 시장에서 통용될 수 있는 강력한 레퍼런스가 된다.
글로벌 물 산업 시장은 2025년 약 1조 달러 규모이며 연평균 6~8%의 성장이 전망된다. 그러나 국내 중소·중견 물 기업 대부분은 해외 레퍼런스 부족으로 글로벌 입찰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남권 워터 그리드는 이러한 한계를 돌파할 수 있는 국가 차원의 실증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싱가포르는 이와 유사한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 사례다. 1970년대부터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NEWater(고도 하수 재이용), 해수담수화, 빗물 집수, 수입수를 결합한 '4개의 수도꼭지(Four National Taps)' 전략을 추진했다. 그 과정에서 축적된 기술과 운영 역량을 바탕으로 싱가포르의 물 기업들은 중동·아시아·아프리카 시장에 플랜트와 운영 시스템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한국도 같은 경로를 걸을 수 있다. 서남권 워터 그리드를 한국형 수자원(K-Water) 기술의 실증 플랫폼으로 삼고, 검증된 해수담수화, 재이용 공정, AI 기반 워터 그리드 운영기술 등을 패키지화해 해외에 수출하는 산업 생태계를 육성해야 한다. 공적개발원조(ODA)와 연계한 패키지 수출도 효과적인 진입 전략이 될 수 있다.
수원 다변화 정책 필요
이번 계획 변경의 방향은 옳다. 장거리 댐 의존에서 가까운 재이용수 활용으로 전환, 용도별 수원을 구분하는 원칙은 수자원 관리의 합리적 진화다. 그러나 정부의 수정 계획만으로 극한 가뭄과 기후변화에 따른 불확실성까지 해소하기는 어렵다.
호주는 밀레니엄 가뭄을 계기로 해수담수화를 핵심 수원으로 확보해 워터 그리드를 완성했고, 싱가포르는 물 위기를 물 기술 수출 강국으로 도약하는 발판으로 삼았다. 서남권도 두 가지 전략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댐은 저장하고, 하수는 재이용하고, 바닷물은 담수화하고, 산업용수는 순환시켜야 한다. 주암댐을 허브 저장소로 삼아 평상시에는 기존 수원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가뭄이 닥치면 해수담수화로 공급망을 보강하는 워터 그리드가 서남권의 물 주권을 지속가능하게 지켜야 한다. 동시에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기술과 운영 경험을 K-Water 기술의 글로벌 수출 경쟁력으로 연결해야 한다.
여수·광양 산단 해수담수화 도입, 주암댐 허브 워터 그리드 구축, 반도체 재이용률 단계적 상향, AI 데이터센터 수요 선제 통합, 수열에너지 활용, 녹조 대응, 물 기술 수출 산업화까지 하나로 묶은 '서남권 물-에너지 통합 전략'이 지금 필요하다. 반도체는 물 없이 돌아가지 않는다. 그리고 물 문제를 푸는 나라가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쥔다.
File
- 0002456500_001_20260914144112087.jpg (100.2K) Download : 1 | Date : 2026-09-14 16:41: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