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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tainable Water Treatment Laboratory

[보도자료] 심해에서 식수 얻는 시대 올까…해수 담수화 신기술 주목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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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사태가 잇따르는 가운데, 해저 500m 심해에서 바닷물의 소금을 제거해 식수를 생산하는 ‘심해 담수화’ 기술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유엔은 향후 5년 내 세계의 담수 수요가 공급을 크게 웃돌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어,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물 부족 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심해 담수화는 고압의 심해 환경을 이용해 역삼투막을 통과시키는 방식으로, 기존 육상 담수화보다 에너지 사용을 40~50% 절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에 본사를 둔 플로시안(Flocean)과 네덜란드의 워터라이즈(Waterise), 미국의 오션웰(OceanWell) 등이 이미 시제품을 가동 중이며, 2026년부터 산업용 공급에 들어갈 계획이다. 심해의 장점은 안정성과 청정성이다. 수온과 압력 변화가 거의 없고, 박테리아나 미생물 농도도 낮아 화학적 전처리 과정이 최소화된다. 또한 모든 장비가 수중에 설치되기 때문에 해안가에 대규모 시설을 세울 때 발생하는 경관 훼손과 주민 반발 문제도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상용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 육상 담수화도 지하수나 호수에서 물을 끌어오는 것보다 몇 배나 비용이 높고, 심해 담수화는 심해에서 해수와 담수를 펌프질하는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뉴욕대 아부다비 캠퍼스의 니달 힐랄 교수는 “초기 시험에서 가능성을 봤지만, 대규모 상업 운전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500m 수심의 ‘황혼 지대’는 고래, 오징어, 해파리 등 다양한 해양 생물이 서식하고 탄소 순환과 영양염 순환 같은 해양 생태계 핵심 과정이 이루어지는 곳이어서, 물 흡입과 염분이 높은 배출수로 인한 생태 영향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심해 담수화가 가능한 해안 조건도 한정적이다. 수심이 급격히 깊어지는 해안은 유리하지만, 대륙붕이 넓은 연안 지역은 심해까지의 거리가 멀어 관로 건설 비용이 급증한다. 플로시안의 알렉산더 푸글레상 CEO는 “기술적 난관보다 산업, 정부, 금융권 간의 이해관계 조율이 더 큰 과제”라며, “물 인프라 산업은 보수적이라 대규모 신규 기술에 선뜻 투자하려는 곳이 많지 않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심해 담수화가 장기적으로 도시 규모의 물 공급을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제 대도시급 공급망 구축까지는 최소 10년 이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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